일단 티스토리를 처음으로 개설하고 어떤 글을 쓸까 고민 중이던 중에 현재 내가 하고 있는 것들을 적는게 수월하겠다 싶어 고른 것이 '골프'이다.
골프문외한, 골프초보, 골프입문자로서 골프에 대해 생생한 경험을 써보고자 한다.
나와 같은 길을 가고 있는 이들에게 약간의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램이며, 필드에 서는 그날을 기대해본다.
필자는 40세의 평범한 직장인 남성으로, 일찍이 운동, 취미, 여가활동 등이 삶의 질에 많은 부분 영향을 미친다고 느꼈기에, 대학교 때부터 취미로 레져활동을 꾸준히 하고 있다. 당구, 야구, 스노우보드, 웨이트트레이닝 등등.
누구나 그렇듯 포기를 싫어하는 나는 나름 손 댔던 운동에서는 중간 정도의 수준까지는 올라갈 수 있었다. 그리고, 나름 열심히 살다보니, 어느덧 불혹(不惑)의 나이가 되었고, 즐겨하던 운동에 대한 끈도 느슨해졌다. 나는 많은 에너지를 쓰지 않고, 노년까지 계속 할 수 있는 스포츠를 찾아볼 수 밖에 없었다.
야구, 스노우보드는 생각보다 격하고 부상의 위험이 높기 때문에 50세 이후에는 하기 쉽지 않다.
역시 불혹의 나이에 맞지 않게 여전히 세상에는 나를 미혹하는 것들이 많았다. 사실 주위를 돌아보면 새로운 취미는 얼마든지 있다. 단지, 시작조차 하지 않을 뿐.
그 중에 눈에 들어온 것이 바로 '골프(Golf)'
요즘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골프를 즐기고 있어, 대중화 되었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골프는 고가의 장비, 부족한 골프장, 다소 어려운 스윙매커니즘 등 여러가지 이유들로 여전히 진입장벽이 높은 스포츠에 속한다.
특히 다른 스포츠도 비용이 들어가기는 마찬가지이나 골프는 다소 비싼 편이며, 대한민국에서는 유독 더 그렇다. 누군가로부터 장비를 받아 독학으로 익히지 않는 이상 레슨비와 골프채 가격을 생각하면 3~400만원은 우습다고 보면 된다.
하지만, 필드가 주는 멋진 뷰와 골프문화에 대한 호기심, 그리고 골프가 가지고 있는 '고급'이미지는 우리를 매료시키기에 충분하다.
나 역시 5년 전부터 타이밍을 보고 오던 터라, 더 늦기 전에 발을 들여야겠다고 마음을 굳혔다.
(지금 생각해보면 차라리 시작을 안하는 것도 크게 나쁘지는 않았을 거라는....^_^;;)
아래는 내가 골프를 시작하려고 마음먹기까지 했던 지극히 개인적인 행동과 생각들이다.
1. 골프가 '나'라는 사람에게 어울리는가?
'인간은 사회적인 동물이라, 조직에서 떨어져 혼자서 그 삶을 영위하기는 어렵다.'
대학교에서 '커뮤니케이션학' 강의시간에 많이 들었던 문장이다. 타인의 시선을 신경쓰는 '나'에게 있어 이보다 더 좋은 변명거리는 없다고 생각하며, 그렇게(?) 살고 있다. 이는 역사와 사회 그리고 문화에 대한 이야기까지 연결될 수도 있는 아주 중요한 문제이다.
다른 것들도 마찬가지겠지만, 골프라는 것이 생기고, 수세기 동안 사람들은 그것을 행위해왔고, 그런 사람들이 모이면서'문화'라는 것이 형성된다. 이는 누가 일부러 만들거나 글로 써놓고 강요하는 것이 아니며, 변함없이 영원하지 않으며, 지금 이 시간에도 계속 변화하고 있다. 이렇게 형성된 '골프문화'에 '나'라는 인간이 얼마만큼 어울리는가에 대한 고민은 '골프문화'보다 더 상위인 '대한민국문화'에서 기인한다.
쉬운 예로, 평범한 재산에 평범한 수익의 평범한 대한민국 직장인 'A'씨가 벤츠를 끌고, 승마/요트/파티를 자주 하러다닌다면 주위에서는 의심의 눈초리로 그를 지켜볼 수 밖에 없다.
뭐 고민의 이유는 장황하지만 일단 나는 많은 재산이 있거나 고연봉자는 아니지만, 지금 발을 들여놔야 1년 후에 어느 정도 골프를 즐길 수 있기에 허리띠를 졸라매어 배우기로 결정을 했다.
2. 주위에서 골프를 하고 있거나, 새롭게 시작할 사람이 있는가?
이 또한 1번과 일맥상통하는 이야기이다.
보통 장래희망이 프로골프선수가 아닌 이상, 골프가 목적이 아니라 골프를 통해 사람들과 보내는 그 시간과 관계의 연속성이 목적이다. 우선 지인 중에 이미 골프동호인이 있다면, 조언도 구할 수 있고, 기회가 된다면 함께 골프를 치며 의견을 나눌수 도 있을 것이다.
즉, 그 사람과의 관계는 더욱 강화되고, 나의 골프 실력에는 긍정적이 영향을 준다. 때문에 어느 정도 실력과 지식을 갖춘 가까운 지인이 있다면 골프를 새로 시작하는 사람에게 이보다 더 좋은 환경은 없을 것이다.
또 하나, 나와 비슷한 시기에 골프를 새롭게 시작하는 사람이 있는 경우에는 배우는 재미가 더 할 것이다. 마라톤의 '페이스 메이커'의 경우와 같다. 서로가 선의의 경쟁 상대가 되어 새로운 것을 배우는데 있어 충분한 동기부여로 작용한다. 추가하여 나의 어려움을 이해해주고, 공감해 줄 수 있는 이가 있다면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
다행히 내 주위에는 이미 골프를 잘치는 분들도 있고, 나와 비슷한 시기에 시작한 분도 있어 골프를 배움에 있어 환경이 좋다고 할 수 있다.
3. 레슨비용과 기본장비의 가격은 얼마인가?
일단 레슨장은 자주 가야하기 때문에, 라이프 사이클을 고려하여 집이나 직장과 가장 가까운 곳이 우선 전제 조건이다. 내가 여러 곳을 찾아본 결과, 레슨비용은 지역마다 레슨장마다 조금씩 상이하며, 시설이 좋은 곳은 비싸거나, 레슨시간이 짧은 경우가 많고, 가격이 싸고, 휴일이 없거나 레슨시간이 긴 경우에는 시설이 노후된 레슨장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슬퍼하지 않아도 된다. 우리는 모든 것이 용서되는 Beginner(초보자)이기 때문에 시설의 좋고 나쁨이 배움에 있어 허들이 되지 않으며, 레슨시간이 길다 해도 그것을 모두 체화하여 익힐리는 만무하기 때문이다.
나는 집에서 1.5km정도 되는 거리의 레슨장을 선택했다. 가격은 3개월에 현금 60만원. 골프레슨장이라는 것이 어느 정도 영업범위가 필요하여 한 동네에 많을 수는 없다. 내가 선택한 레슨장은 가장 가까운 곳이기도 했으나, 레슨비용도 가장 저렴했다. 시설 수준은?
음. 앞에서도 말했듯이 시설의 좋고 나쁨은 판단할 수 없었다. 스크린 타석이 3, 헝겊 과녁 타석이 3. 분명 넓지 않은 평수에 최신 시설은 아니였으나, 초보자에게는 이유 모를 편안함(?)을 주는 분위기였다.
반드시 처음부터 장비가 필요하지는 않다.
골프에서 기본 장비라 함은
- 아이언 세트(끝이 주걱처럼 생긴 채)
- 드라이버(끝에 주먹2개 정도의 금속성 덩어리가 달린 채)
- 퍼터(그린에서 볼을 굴리기 위한 납작하거너 넓적한 Bar(바) 형태의 채)
- 유틸리티(드라이버의 덩어리를 절반 정도로 줄여놓은 채)
- 골프백(위의 골프채들을 보관할 수 있는 백)
정도를 말한다.
2달 정도 지나면 어느 정도 스윙이 자리를 잡고, 거리를 낼 실력이 되는데, 이 때 자신의 장비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금전적으로 여유가 없는 경우, 레슨장에 비치된 것들로 계속 사용하면 된다. 가끔 아는 매장을 통해 장비 구매를 하는게 좋겠다고 꼬드기는 경우가 있는데, 장비가 고가이므로 가급적 여러곳을 알아보고 결정하는 것이 좋다. 최근에는 오픈몰을 통해 직구나 병행 수입하는 업자들도 많아, 잘 알아보고 구매하면 된다.
단, 골프화와 골프장갑은 기본이므로, 레슨 등록과 함께 인터넷이나 매장을 통해 적당한 것을 사면 된다. 패션모델이 될 것이 아니라면, 골프화는 적당한 가격(5~10만원)으로 구매하고, 골프장갑 또한 2달 정도 사용하면 헤지게 되므로 고가의 제품은 피하는게 좋겠다.(1만원)
4. 어느 정도 시간과 에너지를 투입할 수 있는가?
새로운 취미를 시작하고, 어느 정도 수준에 오르기 위해서는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처음부터 잘 하는 경우는 거의 없을 뿐더러, 타고난 사람도 그 '타고남'을 깨달을 수 있을 때까지는 학습과 반복이 수행되어야 한다.
내가 다니는 레슨장을 운영하는 '이'프로님은 처음 상담 시 최소 2일에 1번은 나와달라고 내게 부탁을 하였다. 회원에게 나와달라고 부탁을 하는 그 상황이 이해는 되지 않았으나, 설명을 듣고 난 이후에는 고개가 끄덕여졌다. 몸을 일정하게 움직여야만 하는 운동이라 몸이 기억을 하려면 자주 나오는게 좋으며, 3~4일에 1번씩 나오면 배움이 그만큼 더디게 되고, 진도가 느려지면 따분하고 흥미를 잃어 골프 자체를 놔버리게 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뭐 대부분의 골프프로들이 그렇듯 허세가 있어 보이기는 했으나, 처음 등록하는 회원에게 최소한의 출석을 얘기하는 그에게서 약간의 신뢰를 느낄 수 있었다.
뭐라도 운동을 배워본 사람이면 아는 얘기이지만, 참 당연하고도 쉽지 않은 일이다. 매일 직장을 다니고, 주말에 개인적인 일을 보고, 경조사가 있고…
직장인에게 주 3회 이상 레슨장 출석은 배움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다는 방증이다.
(나는 최소 주 4회 2시간 씩 출석을 하였으니, 출석에 대해서는 모범생이라 할 만하다.)
배우기로 결심했으면, 가능하면 시간을 내어야 한다. 특히, 초기 단계를 빨리 넘어가야 흥미가 생긴다. 게으름은 나중에 피우도록 하자.
지금와서 다시 생각해보니 굉장히 인간적(?)이고 단순한 문제들이였다. 더군다나 쓸모 이상으로 고심을 했고....
어쨋든 오랜 고민은 하나의 결과로 이어졌고, 현재 골프 신생아 수준에서 열심히 레슨을 받고 있다.
[이어지는 글의 내용은 레슨 1일차부터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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