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슨 비용을 결제하고 드디어 나의 골프 걸음마가 시작하였다. 정확한 날짜는 10월 7일.
1달만 할 것은 아니였고, 약간의 할인도 있어 3달을 등록하였다.
무엇인가 새로 배운다는 것은 설레임 반, 두려움 반이다. 사실 느낌상 두려움이 더 크지만…
다른 스포츠가 그렇듯 입문자에게는 무시무시한 단순반복의 노가다성 연습단계가 손을 들어 반겨주기 마련이다.
일명 '똑딱이'
이름은 귀엽고, 앙증맞지만 실상 이 단계에서 사람들은 인내의 한계와 내 육신의 비루함을 깨닫게 된다.
똑딱이의 늪
손으로 기구를 사용하는 스포츠는 손의 사용방법이 기초이다. 야구, 농구, 테니스, 배드민턴, 볼링, 스쿼시, 탁구 등등.
개인마다의 신체 차이와 개인성향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기는 하나 기본적으로 정립되어 있는 정석이 있다.
골프 역시 길다란 쇠막대기를 휘둘러 공을 맞추는 운동인 만큼, 쇠막대기를 쥐는 파지법이 굉장히 중요하다. 공을 똑바로 멀리 보내기 위해서는 빠른 속도로 정확하게 휘둘러야 하므로, 골프채를 견고하되 가볍게 잡아야 한다.
견고하고 가볍게…
일단 쉽지 않음이 느껴진다. 어떻게 견고하게 잡되 가볍게 잡으란 말인가. 레슨장의 '이'프로는 아래와 같이 설명했다.
"골프채가 손안에서 놀지 않을 정도 그리고 휘두를때 골프채가 손아귀에서 빠져나가지 않을 정도의 힘으로 잡으세요~
단, 손목과 팔에 힘을 주면 안 됩니다. 손에만 힘 주세요."
하다보면 감이 오겠지하고 일단 골프채를 잡았다. 7번 아이언.
잠시 설명하자면 아이언은 보통 3~9번이 있고, PW(피칭웻지), SW(샌드웻지) 가 있다. 이 중에 7번은 미들아이언으로 불리며, 적절한 로프트 각도와 길이 덕분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아이언이다. 따라서, 골프연습 시에 드라이버와 더불어 가장 많은 연습량이 요구된다고 할 수 있다.
기본적인 그립법과 자세에 대해 설명을 듣고, '똑딱이'를 시작하였다. '이'프로는 '똑딱이'는 골프채와 공 그리고 기본 자세에 익숙해지는 단계로, 오래는 하지 않고 딱 3일만 한다고 하였다. 그리고는 3차례 정도 시범을 보여주고는 간다.
3일. 시작하자마자 지루함이 느껴졌으나, 배움에 지름길이 어디 있으랴.
'똑딱이'는 쿼터스윙으로 시계추가 움직이듯이 손목을 고정하여 스윙하는 골프의 기본동작을 말한다. 생각보다 7번아이언은 무거웠다. 최근에는 기술이 좋아져 합금 소재로 아주 가볍게 만들어져 나오나, 레슨용으로 비치해놓은 골프채가 가볍고 좋은 것 일리는 없었다.
내 팔과 손 그리고 온 몸에는 힘이 잔뜩 들어갔다. 모든 스포츠는 자세가 중요한데, 평생 안 해본 그 자세를 만들기 위해서 나는 억지로 몸에 힘을 주어야 했다. 야구 스윙과 매카니즘은 비슷하나 허리를 숙여 바닥의 공을 치는 골프의 어드레스(자세)는 낯설었다.
15분 정도 했을까? 골프공은 몇 개 치지도 않았는데, 팔은 저리고, 등과 허리는 뻐근했다. 그리고 슬프게도 눈 바로 아래에 얌전히 놓인 공은 불안하게 잡혀있는 내 아이언에 정확하게 맞아주지 않았다. 정확하게 맞지 않으니 살살 치는대도 손바닥에 통증이 전해졌다.
정확히 20분 정도 했을까? '이'프로가 다가온다.
"자~ 오늘은 여기까지~!! 처음부터 오래하면 몸 아파서 안됩니다. 성급하게 생각마시고 그립잡는 법만 잘 익혀두세요.
내일 뵙겠습니다."
무언가 찜찜하다. 화장실에서 볼일을 제대로 못 본 듯이.
몸은 힘들더라도 무엇인가 성장했음이 느껴져야 뿌듯한데, 전혀 그렇지를 못하다. 그 후로 나는 3일을 내리 '똑딱이'를 30분 정도씩 하고, 추가로 하루를 더하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게 된다.
사실 '똑딱이'는 모든 골프동호인들이 연습 시작하고 몸 풀기용으로 할 만큼 중요하지만, 초보인 나에게는 이보다 더 큰 곤욕은 없었다.
자, 이제는 하프스윙이다~
[이어지는 글의 내용은 레슨 1주일 후 '하프스윙'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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